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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깍지를 끼고 공항에 가서, 딱 3일을 함께 보내고 할머니를 배웅하는데, 얼른 들어가라시며 연신 손을 흔드시면서도 끝까지 나를 눈으로 좇으시는 우리 할머니. 돌아오는 9호선 급행 지하철 안에서 울컥울컥 눈물이 나와서는 혼났다. 그들은 비밀에 굶주려 있었다. 그들은 바로 그것이 필요했다. 부부나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모두 다 공유하고 공개 되는 것 이외의 삶의 내용 말이다. 그들은 각자의 결혼에 비교적 만족하고 있었고, 그러나 '만족한다'라는 쉬운 단어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지 그들의 정신 속에는 정의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을 은연중에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대치시킨다. 그것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 보다는 좀 더 특별하다는 나르시스적인 자의식의 팽창과 연결된다. 그러므로 그들이 서로를 잃는 다면 그것은 곧 과시적인 자기애를 상실하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그들은 최종적인 결정을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배수아,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중. 두려움과 떨림, 시간의 옷, 그곳이 어디든. <플라톤의 국가론> 1년 반.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기.
내가 잘못한 일들, 듣기 싫은 말을 들었던 것. (심지어 계속 생각나는..) 눈물나게 챙피한 일들.. 통째로 날려버리고 싶은 기억들이 많았다. 얼마전 노트북 하드를 갈았는데, 다 날아갈 줄 알았던 자료들을 그대로 복구해 놓으신 걸 보고는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날아가지그랬어 같은 마음이었다. 어떤 책에선가 시간이 지나면서 나 뿐 아니라 세상도 변하는 거기 때문에 지나간 기억을 되새김하며 얼굴 붉힐 필요 없다고 했었는데. 나는 어제 들은 말도 까먹지 못해서 아침까지 절절 늘어져 있다. 귀뚜라미가 온다, 카스테라, 아주오래된농담, 일요일스키야키식당, Lipstick jungle. 아우, 2권만 빌리려고 했는데.. 벌써 본 책까지 또 보고 싶어져선 또 5권. 아냐 딱 두권만. 아냐 그래도 5권.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은 또 짐쟁이가 되어 버렸다. 어휴, 팔 떨어지겠다. 가뜩이나 짐도 많은 날.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랬는데, 오늘같이 조금은 짙은 황색의 날에는 무얼 해야할까 잠깐 고민했다. 고학년이 되면서 내가 이제까지 배워왔던 건 뭔가 많이 생각했었다. "전공이 뭐예요?" 라는 질문에 "정치외교학과에요"라고 말하는 게 어색한 까닭은 내가 뭘 아는지, 뭘 배웠는 지 하나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패권국과 국제관계에 대해서 배우고, 시기마다 번갈아 득세하는 이론들과 학파들을 배웠었던 것 같다. 주로는 "힘"에 대한 것들. 힘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그 힘을 쓰고 있는지 그런 현상들. 그랬던 와중에 한 교수님께서는 조금 비껴간 수업을 들려주셨었다. 라틴아메리카라는 쉽게 생각하지 못했던 곳을 생각하게 만드셨고, 힘이 없는 사람들의 정치, 세상의 주변부를 보는 눈을 키워 주셨었다. 물론 읽어야할 책은 엄청 많았고, 읽어야할 논문도 엄청 많았고, 추천해주신 재미있는 영화들도 많았고. 한번은 시험공부도 제대로 안하고 추천해 주신 영화들만 주구장창 보다가 시험지에 영화 이야기만 잔뜩 써놓고 나온 적도 있었다. 기억하기로는 예전에 이 이글루에도 바람따라 떠도시는 사돈에 팔촌아저씨 같은 교수님 같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제까지 들어온 정외과 수업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들어봐, 남는거 많아. 많이 배웠어" 라고 말했던 수업이었다. 그런 교수님께서는 "힘을 얻은 사람들의 정치학"에 서툰 때문이셨는지 이젠 학교에 계시지 않는다. 정치라는 것을 공부하고 있지만, 나는. 정치력이라는 단어가 참 싫다. 교수님, 참 감사드려요. 그리고 이내 돌아오시길, 많이 상처받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이성형 교수님 관련 기사. 한때 우리는 같은 방에서 등을 맞대고 살았는데, 친구가 기억하는 내 모습은 내가 미처 알지 못한 모습들이라 들을때 마다 재미있다. 그렇게 기억을 더듬어 맞추다 보면, 꼭 굉장히 먼 옛날인듯, 우리가 굉장히 나이들어 버린 듯 그런 느낌이 들어버린다. 그럴때마다 나는 언젠가 다시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할 때가 있겠지 하는 마음에 조금은 뭉클해 진다. 오래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서는 그래서, 한참을 같은 이야기만 되풀이한다.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같은 학번에 심지어는 빠른 86. 우와. 했고, 또 난 뭐지, 땅을 파고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오랜만에 봤는데 딸기타르트 먹자! 먹자! 하고, 우와, 맛있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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